21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. 그래서 진지하게 사표를 쓸까도 고민했다. 근데 또 그러기엔 바닥난 통장 잔고가 내 발목을 붙잡았다.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뾰족한 수가 나지 않아서 머리를 쥐어뜯는 게 일상이 됐다. 머리털이 다 뽑혀서 정수리에 광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죄 없는 머리를 혹사 시켰다. 나는 그 정도로 지금 내 상황이 납득이 가지 않았다. “해...
17 “형. 몰골이 왜 그래요?” 오후조로 출근한 나는 업무 전에 간단하게 진행하는 조례를 기다리고 있었다. 하나 둘씩 휴게실로 들어섰고 나는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겨우 받아주었다. 마지막으로 출근한 이해찬이 자리에 앉기도 전에 내 안부를 물었다. 내 안색이 그렇게 구린가. “잠 한숨도 못 잔 인간마냥 얼굴이 썩었어요 완전.” 저 새끼가 말을 해도 ...
12 번뜩 눈이 떠졌다. 잠을 푹 잔 것도 아니고 알람이 울린 것도 아닌데 그냥 갑자기 정신이 확 들었다. 내 자취방 천장에 매달려 있을 만한 조명이 아닌데 저건. 딱 봐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조명과 차차 눈에 들어오는 구조에 침을 꼴딱 삼켰다. 씨발. 이거 뭐지. 상황 파악이 채 되기도 전에 진동소리가 크게 울렸다. 고개를 돌려 주변을 확인했지만 이놈의 진...
6 “형. 우리 다다음 주에 회식한대요.” 첫 출근 이후로 정재현과 근무가 겹치는 날이 별로 없었다. 서로 쉬는 날이 엇갈리기도 하고 아침과 오후조로 찢어진 날에는 겨우 세, 네 시간을 보는 게 다였다. 회의를 할 때나 인수인계를 하면서 내게 잔소리를 퍼부으면 속으로 눈깔을 뒤집으며 ‘어쩌라고’를 외치면 그만이었다. 한 때 별명이 김적응이었던 나는 새로운 ...
1 김도영 인생은 지랄 맞다. 그것도 아주 많이. 인생에서 지랄 맞았던 일을 나열하라고 하면 그냥 태생부터 지금까지의 인생사를 줄줄 읊어야했다. 중학생 때였던가. 아무튼 하루 밥을 챙겨먹는 횟수보다 자위를 더 많이 할 때였다. 앙앙대는 영상을 보면서 손을 이리저리 흔들던 광경을 엄마에게 들킨 날이 있었다.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느리게 흘러내렸다. 뭐 여기까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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